혁신 인재는 어떤 이를 말하는 것일까? Facebook, Google, Netflix, Kakao, Naver, NHN, 우아한 형제들, 넥슨에 합격해야만 혁신 인재일까? 물론 그 기업에 그러한 인재가 있음이 당연하고,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는 포지셔닝에 대해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제한적 일자리 쟁탈전에서 잠시 뒤처진 청년들 중에서도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청년들이 분명 있으며, 이 청년들이 모두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으로만 달려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를 충분히 다채롭게 만들고, 지역을 혁신하며,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인재는 어떻게 육성될 수 있는가? 또 이 인재가 일으킬 사회 혁신이라 함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지니고 있는가?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며, 생각이 바뀌거나 사실관계가 다른 것이 확인되면 글을 수정할 계획임을 알린다.
목차
1편
1. 제주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은 누구인가? 왜 지방에 주목해야 하는가?
2. 제주 일자리 창출의 주체는 누구인가?
3. 제주의 미래 성장동력은 무엇인가?
4. 제주가 ICT HUB, 스타트업 비치, 실리콘 비치로 적합한가?
2편
5. 혁신 인재는 누구인가?
6. 혁신 인재는 어떻게 양성될 수 있는가? 아니, 양성은 가능한가?
7. 육성한 인재가 스타트업에 들어갈 수 있는가?
8. 지역 혁신이란 무엇인가?
1.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는 누구인가? 왜 지방에 주목해야 하는가?
지역에 생기를 불어 넣는 것을 얘기하기 전에, 어떤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어야 할지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서울 강남에 생기를 불어넣어야 하는가? 판교에 생기를 불어넣어야 하는가? 이렇게 질문을 해본다면, 우리는 당장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아니라고 말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인다.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거주비용, 2~3시간의 출퇴근 비용 정도만 생각해도 개인적, 국가적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이사온 제주도는 지방 치고는 주거비용이 비싸긴 하지만, 당연히 서울만큼은 아니다. 도시보다 더 좋은 집에 살면서, 사무실까지 15분이면 충분하다. 아이가 아프면 잠시 외출해서 병원에 갔다 와도 큰 무리가 되지 않는다. 늦은 밤, 할 일이 생각났다면 잠시 출근했다 돌아온다.
물론 이렇게 이로운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가장 살고 싶은 곳 제주 이면에는 낮은 임금과 양질의 일자리 부족 문제, 고급 인력의 부재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보려 한다.
2. 제주 일자리 창출의 주체는 누구인가?
대기업의 일자리가 제한적이라면 스타트업은 얼마나 고용 창출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아니, 제주에서 대기업의 일자리가 제한적이긴 한 것일까?
제주에는 카카오 본사가 있고, 넥슨, 네오플, 이스트소프트, 람정제주개발(제주신화월드), 롯데(제주드림타워)등 건실한 기업이 있다. 제주신화월드는 2020년까지 5000명 고용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고, 제주드림타워는 2700명 고용 예정이라고 한다. 분명 큰 수치임에 틀림없다.
2016–2018 제주 스타트업 80개사 무작위 조사 결과 16년에는 237명, 396억의 매출, 17년에는 374명, 629억 매출, 18년에는 521명, 785억 매출을 올렸다.
위에서 대략적이나마 유추를 해본다면 매출액이 높지 않더라도 건실한 스타트업 100개를 육성하면 대략 500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00개나 육성해서 겨우 500개의 일자리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대기업은 육성하고 싶어도 육성하기 힘들뿐더러, 그 어떤 대기업도 시작은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육성책을 펴야 한다.(Apple은 차고에서 컴퓨터 조립을 했고, Netflix는 DVD 배달 서비스에서 시작했고, Blue Bottle은 노점상에서 시작했다.)
우아한 형제들 4조 8천억 원, 무신사 2조 2천억 원, 토스 2조 7천억 원, 위에서 육성한 100개의 스타트업 중 한 개의 기업만이라도 유니콘이 된다면 더욱 좋겠지만, 또 그렇지 않더라도 100개 기업을 육성하여 500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수치임에 틀림이 없다.
공공기관, 공기업의 일자리 창출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원희룡 도지사는 임기 내 청년 공공일자리 1만 개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신규 공무원 2500명, 지방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3500명, 공공사회서비스 4000명이다. 필요 예산은 2500억 수준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는 창업하는 기업에 최대 1억을 지원한다. 2500억 지원이라면 수치상으로 2500개의 기업을 최대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고, 위에서 1개 기업당 5명을 잡았으니 수치상으로 1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공공일자리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고, 스타트업의 잠재력도 알아달라는 얘기이다.
3. 제주의 미래 성장동력은 무엇이고 이를 지원하는 기관은 무엇이 있나?
지방마다 주력하고 있는 산업이 다르고 국가 성장 동력을 논할 만큼 거시적인 안목이 있지는 못하니 제주의 미래 성장동력에 대해 얘기해보려 한다.
제주는 서비스업이 무려 75%, 농림어업이 12%, 건설업이 10%를 차지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국제관광도시이다. 하지만 관광객으로 인하여 쓰레기 문제, 치안문제, 교통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도 하다.
관광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고, 부동산 개발을 한없이 할 수 없으며(그렇게 해서도 안되며), 제조업 기반이 없기에(원재료를 들여오는 비용이 더 커서 앞으로도 기반이 다져지기 어렵고) 제주의 미래 성장동력은 제주 기존 산업과 ICT의 융복합, 또는 ICT 기술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인구수와 대학이 많지 않아 다수의 고급 개발자를 육성하는 것에 한계가 있지만, 제주에서는 지자체로는 최초로 민관학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SW 교육을 진행하는 제주로 On Coding과 같은 프로그램이 3년간 이어지고 있고, 제주대학교는 SW 중심대학으로 선정되어 지역 기반 SW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여기에 제주대학교 LINC+ 사업단, 제주대학교 SW융합교육센터, 제주더큰내일센터, 청년창업사관학교,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제주산학융합원,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제주스타트업협회, 제주혁신성장센터, 스타트업베이, W360(블록체인, 빅데이터), 제주테크노파크로 이어지는 스타트업이 J커브를 그리기 위한 협회, 기관과 지원 프로그램이 생애주기마다 준비되어 있고 사회적 기업 대상으로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낭그늘에서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모든 창업 기반 설립에 있어 경쟁률이 낮다는 것이다. 이는 어느 지자체와 비교해봐도 좋은 환경이 아닐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원희룡 도지사와 공무원의 열린 마음이(특히 개방형 공무원) 이 환경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Daum 출신의 노희섭 미래전략국장, 카카오 파견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전정환 센터장이 이 생태계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은 제주 스타트업 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4. 제주가 ICT HUB, 스타트업 비치, 실리콘 비치로 적합한가?
제주는 아래 강점을 가지고 있다.
- 국내 대표적인 국제관광지
- 닫힌 공간 ‘섬’으로 서비스 검증 용이 / 확산 용이(글로벌 테스트베드)
- 입국 시 비자가 필요 없는 국제자유도시
-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
여기서 4번을 주목해야 한다. 빌게이츠는 ‘규제혁신과 규제혁파는, 어떤 분야에 상관없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얘기하였고, 잡스는 ‘규제를 돌파하지 못하는 기업은 망할 것이고. 규제혁신을 방치하는 국가는 붕괴할 것이다.’라고 얘기하였다. 제주는 제주도만의 법을 만들 수 있다!(물론 중앙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세계 100대 기업 중 57개 사는 대한민국에서는 ‘범죄자’이다. 우버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걸리고, 앤트 파이낸셜은 금융회사의 정보처리위탁에 관한 규정 (금융위), 금융회사의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라인 (금융보안원)에 걸린다. 에어비앤비는 공중위생관리법에 걸리고 미래 핵심 기술이라는 인공지능에 최고 정점에 있는 구글의 딥마인드도 한국에 오면 개인정보보호법에 걸린다.
중앙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너무나 큰 갈등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제주에서는 다르다. 법(조례)을 제정하여 일단 사업을 할 수 있게 하고, 테스트 베드에 적합한 환경을 이용하여 충분히 테스팅된 다음 본토(육지)로 확대 적용하거나, 본토를 건너뛰어 세계로 넘어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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